캐나다

여름에 옐로나이프 오로라 보기

베트렉 2023. 3. 16.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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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916~220919 3박 4일 너무나도 완벽했던 여름 오로라 여행.

여름에 오로라를 본다고?

보통은 여름에 오로라를 보러 갈 수 있다고 하면 놀라는데, 여름 오로라를 저는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처음에는 오로라는 겨울에, 극지방에서 보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여름에 볼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옐로나이프 오로라를 찾아보니 시즌이 8~9월과 12~3월 이렇게 두 시즌으로 나뉘어 있었습니다.


 
 

자세히 찾아보니 겨울은 밤이 길기 때문에 오로라를 볼 확률이 높아지는 것뿐, 여름에도 오로라를 충분히 볼 수 있다고 했습니다. 겨울은 상당한 극한 환경이기 때문에 그러한 추위에서 살아남을 자신이 없었고, 카메라 걱정이 되었습니다. 너무 추우면 배터리도 빠르게 죽고, 온도 차이로 카메라에 습기가 찬다고 합니다. 또한 추워지면 방한복을 따로 대여해야 하는데(아니면 영하 20~40도의 추위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그 금액도 따로 들어가는 게 싫어서 여름에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같이 교환학생을 간 언니와 함께 9월 둘째 주에 오로라를 보러 가기로 했습니다.

오로라 일정 정할 때 유의할 점

 실제로 투어 일정을 예약한 9월 16일~9월 19일은 둘째 주가 아니라 셋째 주였습니다. 이것은 9월 둘째 주가 추석이었기 때문인데, 추석에는 보름달이 뜨니까요. 오로라를 볼 때 빛은 치명적인 요소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달이 없는 날을 고르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다행히 예약하기 전 이를 알게 되어, 써니 투어에 여쭤봤고, full moon(보름달) 이어도 오로라가 강하면 볼 수는 있으나 걱정이 되면 그다음 주에 신청하라고 하셔서 그렇게 일정을 짜게 되었습니다. 첫날밤 초반에는 오로라가 약해서 달이 보름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달 때문에 오로라가 잘 안 보였으니, 달이 완전히 찬 날은 피하는 것이 현명한 것 같습니다.

 

오로라 보러 출발! 항공 일정​

 

 출발은 Abbotsford 공항에서 새벽 6시 비행기를 타고 시작했습니다. 옐로나이프까지 가는 비행기는 상당히 수가 적어요. 그래서 나와 G언니는 캘거리를 경유하여, 옐로나이프로 가는 AirTransat의 비행편을 이용했습니다. Vancouver 공항으로 가서 Yellowknife로 가는 직항 비행 편은 딱 하루에 하나 있는데, 너무 늦은 시간에 도착하기 때문에 간 날부터 바로 오로라 투어를 가기엔 무리가 있어서 이용하지 않았습니다. 투어 업체에서도 6시 이전 도착을 추천하셨습니다

비행기 내부 좌석이 2-2인 곳은 처음 봤어요(좌) / 옐로나이프 공항(우)

 아보츠포드에서 캘거리는 1시간 15분 정도가 걸렸고, 2시간 이상 대기한 뒤, 10:05에 출발하는 캘거리발 옐로나이프행 비행기를 타고 도착한 것이 12:45. 지연 없이 제 시간보다 약간 일찍 도착하였습니다. 공항에 잠시 앉아있다가, 메일을 통해 연락해 투어 가이드님과 연락이 닿았습니다. 미니밴으로 공항까지 픽업을 와주셨고, 갈 때도 도와주셨습니다. 공항 근처에 아무것도 없고, 30분 정도 가야 옐로나이프 다운타운이 나오기 때문에, 호텔 셔틀 또는 투어의 픽업 서비스를 이용해야 합니다.

 

샤토 노바 호텔 - 어메니티

오른쪽의 건물이 샤토노바 호텔. 자세히 찍은 사진이 없다. / 호텔 내부
 

 샤토 노바 호텔에 묵었는데, 가격 대비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냥 평범한 퀸 베드 두개의 호텔. 화장실도 욕조도 있고 나쁘지 않았습니다. 캐나다에서 슬리퍼를 주는 호텔은 가본 적이 없어서 챙겨 오는 것을 추천합니다. 사우나와 헬스장도 있는데, 과제 때문에 이용해보지는 못했습니다. 어차피 샤토 노바가 옐로나이프에서는 가장 최신 건물이기도 하고, 바로 뒤의 익스플로러와 함께 가장 좋은 호텔입니다. 투어 시 가장 나중에 픽업하고, 가장 먼저 내리는 곳이기도 해서 좋았습니다.

 위치가 다운타운에서 아주 조금 더 먼데, 그래봐야 5분도 안되는 거리를 도로를 따라 더 걷는 수준이라 괜찮다고 생각했습니다. 옐로나이프도 꽤나 안전한 곳이고, 앞이 탁 트여있어서 해 질 녘에 뷰가 좋았습니다. 다만 앞에 공사를 하는 중이라 나중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호텔의 레스토랑은 이용하지 않고 장을 봐 와서 시리얼과 우유, 과일 등으로 아침을 항상 해결해서 어떤지 알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수건 및 어메니티 리필을 신청했을 때, 호텔 방으로 갖다 주는 것이 아닌 데스크에 나가서 받아야 했습니다.

다운타운 근처 공원에서 본 노을 / 호텔에서 다운타운으로 걸어가는 길에 보이는 장면

오로라 빌리지 후기

 옐로나이프는 다운타운과 올드타운, 이렇게 낮에 볼 거리가 두 가지로 딱 나뉘어 있습니다. 첫날에는 다운타운을 조금 산책하고, 밤에 오로라 빌리지 일정이 잡혀있었습니다. 오로라 빌리지를 3일 중 언제 가게 될지는 우리가 정할 수 없었고, 그냥 투어 측에서 정해주시는 대로 따라야 했습니다. 도착하고 알려주시더라고요. 밤 10시쯤 호텔 로비로 내려가니 셔틀과 한국인 가이드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보통 빌리지 투어는 나라 별로 진행된다고 합니다. 일본 분들은 많으셨는데, 한국 분들은 몇 안되셨습니다. 이동하는 동안 간단한 간식이 티피 안에 있을 예정이라는 점과, 그리고 시간 연장을 원한다면 12시쯤까지 가이드분께 말씀드려야 한다는 점을 안내해 주셨습니다.

오로라빌리지의 티피 / 초반에 희미하기만 하던 오로라
 

 오로라 빌리지로 가는 셔틀을 타고 한참을 이동하면, 아무것도 없는 새까만 허허벌판에 내리게 됩니다. 여름에는 사용하는 티피 수가 더 적어서 그렇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내리자마자 하늘에 보이는 별들이 우리를 반겨주었습니다. 오로라가 보이기 전 시간이였지만, 별이 너무 잘 보여서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선명한 북두칠성 / 엄청난 가격의 음식들, 삼각대 대여(10$) 및 기념품 판매도 한다.
 

 티피로 이동해서 짐을 풀고, 간단한 길 안내를 들었습니다. 정말 깜깜한 곳이지만 플래시는 아래로만 비추어 시야를 방해받지 않을 수 있어요. 여기저기 의자는 배치되어 있지만 조명이 아예 없는 길도 있고, 날씨가 0도 내외였으므로 비록 여름이라도 따뜻하게 입고 다녀야 했습니다. 그리고 삼각대 대여를 해야 해서 기념품이랑 음식 파는 곳으로 갔는데, 삼각대는 10$에 대여할 수 있었고, 컵라면과 같은 음식도 파는데 가격이 정말 엄청나서 그냥 사 가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티피를 나라별로 사용했기 때문에, 상당히 편했습니다. 중간에 티피 내부 불이 꺼지고, 중국 분들이 갑자기 합류하시긴 하셨지만, 그래도 티피는 나름 쾌적했습니다. 가장 좋았던 것은 코코아 가루와 따뜻한 물이 준비되어 있어서 코코아를 타 먹으면서 열량을 보충할 수 있다는 점이였어요. 초반에는 다소 춥고, 오로라가 아주 희미하게만 보여서 실망하고 있었습니다. 가이드 분이 오로라가 잘 보이면 티피 안에서도 사람들이 감탄하는 소리가 들린다고 하셔서 한 삼십 분 정도 안에서 쉬고 기다리고 있었어요. 사실 이때쯤까지만 해도 거의 포기하고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티피 안에서만 있기에는 시간과 돈이 너무 아까웠기에 다시 몸을 녹이고 나가서 티피 바로 뒤쪽 길을 올라 보았습니다.

오전 12시쯤부터 계속 보였던 오로라 사진, 새벽 1시 50분쯤이 제일 피크를 찍고 오로라 댄싱이 보였다.

  삼각대를 세워두고, 계속 보이는 연한 오로라를 찍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12시가 조금 넘어서부터 오로라가 조금 선명해졌습니다. 그리고, 1시를 지나가자 오로라가 하늘에서 커튼처럼 일렁이기 시작했어요! 이때부터는 카메라는 기계적으로 셔터만 누르고 하늘을 계속 쳐다봤던 것 같습니다.

오로라가 강해서 오히려 예쁘지 않게 나온 사진

 오로라 댄싱이 강하면, 카메라 대신 핸드폰으로 동영상을 찍어도 좋은 영상이 나옵니다. 오히려 폰으로 찍는게 나을 때도 있어요. 어느 정도 이상의 성능을 가진 핸드폰은 전부 가능하지만 M모드를 사용할 것을 추천드립니다.

 오로라... 사실 자연 현상일 뿐이라고 생각해서 처음에는 오로라? 굳이? 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가서 보니 확실히 살면서 한 번쯤은 봐야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옷을 얇게 가지고 가서 추웠지만, 이건 옐로나이프의 여름밤을 너무 무시한 까닭이었어요. 얇은 경량 패딩이나 두꺼운 잠바 하나쯤이면 충분히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움직이기도 편하고, 방한복을 대여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너무 완벽한 시간과 날짜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옐로나이프 다운타운, 올드타운, 그리고 투어 후기는 이어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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